필사노트

[필사] 가치투자의 비밀 #1 - 들어가며

햅리치 2015. 9. 7. 23:00

 [필사] 크리스토퍼 브라운 가치투자의 비밀 #1 - 들어가며


"필사는 정독중에 정독이며, 글쓰기 능력을 키워준다."



당신은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를 잘하기 위해 특별히 똑똑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를 늘리는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선택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그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고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내 생각에 시간을 들여 주식투자에 대해 배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주식투자에 대해 잘 알고 하는 투자는 인생에 엄청난 혜택을 안겨준다. 알고 하는 주식투자는 자녀들의 학자금을 마련해주고, 당신이 꿈꾸는 일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선사해주며,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장해준다. 가치투자와 같은 합리적인 투자는 로켓 과학처럼 어려운 것이 아니다. 평균 수준의 IQ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합리적인 투자의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


  가치투자의 원칙을 처음으로 체계화한 사람은 벤저민 그레이엄이다. 그는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직접 투자회사를 설립해 자금을 운용한 펀드매니저였다. 그레이엄은 최초의 주식투자 전문서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레이엄이 가치투자의 개념을 세운 것은 1934년었다. 그리고 그가 가치투자의 관점에 쓴 '증권분석'은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읽었다. 따라서 가치투자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오래된 투자철학이다. 가치투자는 이해하기 쉽다. 특별한 비법에 의지하지 않고 상식에 근거하고 있다. 나는 가치투자가 다른 어떠한 투자전략보다도 오랜 시간 동안 더 우수한 성과를 내왔다고 믿는다.

 

  가치투자란 일말의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규정 같은 것이 아니다. 가치투자는 투자에 대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몇가지 관점, 혹은 원칙일 뿐이다. 가치투자는 좋은 주식을 찾을 수 있게 안내해준다. 동시에 나쁜 주식은 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대게 투자성과는 기준이 되는 주식시장의 대표지수, 즉 벤치마크와 비교해 평가한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주로 S&P500 지수가 투자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으로 사용된다. S&P500 지수처럼 각 나라마다 주식시장의 대표지수가 있다. 가치투자가 장기간에 걸쳐 주식시장의 대표지수, 즉 벤치마크보다 수익률이 좋았다는 사실은 수많은 증거에 의해 확인되어왔다. 게다가 가치투자는 이해하기도 쉽고 실천하기도 쉽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어려워하지만, 가치투자는 주식투자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서 쉬운 것으로 바꿔준다.


  가치투자가 장기적으로 탁월한 수익을 선사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수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치투자의 원칙을 따르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일반투자자는 물론이고 펀드매니저와 같은 전문투자자 사이에서도 가치투자자는 흔하지 않다. 전체 펀드매니저 중 5~10%만이 가치투자의 원칙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나는 가치투자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적은 것인지, 그리고 이 문제가 당신에게 왜 중요한지 설명할 것이다. 그에 앞서 주식을 발굴하고 분석할 때 기억해야 할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의 원칙을 적용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할 것이다. 내 설명을 다 들은 뒤에 가치투자가 어려운지 쉬운지 판단해보기 바란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워렌 버핏이 말했듯 가치투자를 하는 데 IQ 125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IQ 125 수준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치투자를 이해할 수 있다.


 내가 40년 가까이 일해온 '트위디, 브라운'은 어떤 회사인가


  내가 1969년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트위디, 브라운'은 1920년에 포레스트 버윈드 트위드(빌 트위디)가 세웠다. 트위디는 세련된 옷차림에 유창한 말솜씨를 뽐냈던 1920년대의 다른 주식 중개인들과 비교할 때 매우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다른 주식 중개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찾았다. 그가 발견한 틈새시장은 거래가 부진한 주식들이었다.


  한 사람의 대주주 혹은 소수의 대주주 집단이 주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대개 주식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 대주주는 경영권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보유한 지분이 많을수록 거래되는 주식의 수, 즉 유통주식 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 보유지분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조금 갖고 있는 소액주주는 대주주에게 파는 것 외에는 갖고 있는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워낙 없기 때문에 팔겠다고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위디는 이러한 주식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주식을 팔고 싶어하는 주주들과 그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 주주들을 서로 연결시켜 매매가 이뤄지게 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파악한 뒤 훗날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 어떤 주식을 팔거나 살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 이런 식으로 트위디는 거래가 부진한 주식의 매매에서 전문가가 됐다.


  트위디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작은 사무실에서 25년간 조수도 비서도 없이 혼자 일했다. 그러나 1945년에 나의 아버지 하워드 브라운과 친구 조 레일리가 각각 일하던 회사를 나와 트위디와 합류하면서 '트위디, 브라운&레일리'가 탄생하게 됐다. 파트너가 된 세 사람은 거래가 부진한 주식들의 매매를 중개해주는 일을 계속했다.


  그레이엄은 1930년대 초에 트위디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트위디의 고객이 됐다. 트위디와 브라운, 그리고 레일리 세 사람은 1945년에 파트너로 함께 일하기로 하면서 사무실을 월스트리트 52번가, 그레이엄의 투자회사 바로 근처에 얻었다. 그들은 그레이엄과 가까운 곳에 있으면 그레이엄으로부터 더 많은 주식매매 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트위디, 브라운&레일리'는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결국 살아남았다. 거래가 부진해 싸게 나오는 주식에 관심을 갖는 특이한 투자자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1954년에 그레이엄이 은퇴하면서 그와 함께 일했던 윌터 슐로스가 자신의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슐로스는 '트위디, 브라운&레일리'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를 놓고 거기에서 일했다. 사무실 입구 냉수기와 옷걸이 옆에 있는 책상이었다. 슐로는 순수한 그레이엄식 가치투자를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 슐로스는 49년 동안 연평균 20&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그는 혼자살다 87세에 재혼하면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우리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재혼한 윌터의 장래에 대해선 걱정하지 말기를 바란다. 윌터의 부모님은 두 분 다 100세 넘어서까지 장수하셨다.)


  윌터는 우리 회사에 매우 소중한 두 사람을 소개해줬다. 그중 한 명은 톰 냅이다. 우리 회사의 설립자였던 빌 트위디는 1957년에 그레이엄의 뒤를 이어 은퇴했다. 나의 아버지와 레일리는 파트너를 계속 3명으로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때 윌터가 소개해준 사람이 톰 냅이다. 톰 냅은 그레이엄의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 시절 제자였다. 그는 '트위디, 브라운'의 주주들이 헐값에 회사 지분을 넘겨준 덕분에 '트위디, 브라운'의 3번째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톰 냅은 '트위디, 브라운'을 주식 중개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윌터가 소개해준 두 번째 사람은 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일했던 워렌 버핏이었다. 투자업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레이엄은 은퇴하면서 자신이 운용하던 자금은 모두 버핏에게 맡기려 했다. 하지만 버핏은 아내가 고향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로 돌아가기를 원하자 아내의 뜻을 따라 귀향했다. 버핏은 그곳에서 가족과 친척, 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기 시작했다. 


  윌터 슐로스는 1959년에 버핏을 나의 아버지에게 소개해줬다. 두 사람의 관계는 버핏이 1969년에 운영하던 펀드를 해산할때까지 10년 이상 돈독하게 계속됐다. 나의 아버지는 현재 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대부분을 당시에 사들였다. '트위디, 브라운'은 미국 역사상 가장 탁월한 세 명의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 윌터 슐로스, 워렌 버핏을 상대로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역사에 비춰볼 때 우리가 가치투자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사업을 펼쳐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평가된 좋은 주식을 찾는 것은 좋은 품즐의 물건을 가능한 한 싼 가격으로 사는 쇼핑과 같다. 이 책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거둬온 뛰어난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투자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싸고 좋은 주식들로 채워넣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블 바란다.




가치투자의 비밀

저자
크리스토퍼 브라운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07-05-2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살아 있는 가치투자의 전설, 트위디 브라운 버핏의 평생 파트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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